한국은 아직 스테이블코인에 특화된 규제 체계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대신,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상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라는 가상자산의 일반적 정의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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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규제 이니셔티브와 정책 논의는 이미 진행 중이다. 2025년 1월 15일, 한국의 주요 금융 규제 기관인 금융위원회 산하 가상자산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에 특화된 제도 마련을 주요 목표로 하는 가상자산 입법 과제의 2단계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스테이블코인은 2025년 6월 대선에서 주요 정책 이슈로 부상했는데, 이재명 당시 후보는 원화(KRW)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고, 그의 당선 이후 입법 추진 속도는 빨라졌다.
초기 정책 논의는 통화 주권 위협, 자본 유출, 외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에 따른 무역 결제 문제 등 시스템적 위험에 집중됐으며, 이는 규제 차익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에서 규제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이점, 예를 들어 원화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국내 결제 시스템 혁신 촉진에 대한 방향으로 논의가 전환되고 있다.
본 기고문은 한국에서 제안된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안의 개요를 소개하며, 발행자 적격성 관련 주요 쟁점과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방식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현행 규제 체계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가상자산과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기 때문에,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과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그리고 이른바 ‘그림자 규제’로 불리는 다양한 사실상의 비공식 감독 관행이 모두 적용된다.
다시 말해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의 발행은 금지된다. 또한, 제3자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법정화폐로 전환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은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하는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분류된다. 이러한 분류는 두 가지 즉각적인 과제를 야기한다.
첫째, 한국 VASP는 고객 대상으로 실명계좌를 확보해야 하지만, 한국 은행들은 이러한 계좌 개설에 매우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 둘째, 한국 금융기관은 가상자산을 재무제표에 보유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 금지 조치가 스테이블코인까지 포함하는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이는 스테이블코인 유통에 있어서 인가된 중개기관의 역할을 크게 제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거래소나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와 같은 유통업체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필수적이지만, 상당한 컴플라이언스 의무와 규제적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정책 입안자와 이해관계자들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감독 체계 마련을 점점 더 요구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검토 중인 입법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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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회에서는 현재 세 가지 법안이 검토 중이다. 이 세 가지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즉, 포괄적 규제, 제한적이면서 엄격한 감독, 그리고 혁신 중심의 개방성이다.
민병덕 의원이 2025년 6월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디지털자산에 대한 포괄적인 법적 체계를 마련하며, ‘일반 디지털자산’과 ‘자산연동형 디지털자산’을 구분한다. 자산연동형 디지털자산에는 스테이블코인이 포함되며, 금융위의 인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최소 5억원(약 36만 달러) 이상의 자본금을 유지해야 하며, 충분한 환급 준비금을 마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업 및 상환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또한 기술 인프라, 발행 한도, 상환 메커니즘 등을 상세히 기재한 발행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과 기타 디지털자산을 통합적으로 규율한다는 점에서 유럽연합의 암호자산시장규제(MiCA)와 유사하다.
안도걸 의원은 2025년 7월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안(가치안정형자산법)’을 발의했다. 포괄적인 디지털자산기본법과 달리, 가치안정형자산법은 스테이블코인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법정통화에 연동되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으로 정의하며, 자본금 요건은 50억원으로 상향했다.
또한 이 법안은 재무 건전성, 사회적 신뢰도, 내부 통제, 전문 인력 및 사이버 보안 보호에 대한 조건도 명시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 할인 또는 기타 보상을 지급하는 것은 금지되며, 발행자는 투자설명서를 작성·공시하고 준비금 잔액을 매월 공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2025년 7월 김은혜 의원은 ‘가치고정형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지급 혁신에 관한 법률안(지급혁신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법정통화 또는 기타 안정적 가치자산에 연동되어 분산원장에 발행되고, 언제든지 상환이 가능한 자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발행자는 50억원의 자본금을 유지해야 하며, 보유자는 10일 이내에 행사할 수 있는 상환권을 보장받는다.
외국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
세 법안의 주요 차이점은 외국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접근 방식에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장 엄격한 방식을 채택하여, 외국 발행자가 국내에 지점이나 자회사를 설립하고 금융위로부터 인가를 받도록 요구함으로써, 국내 발행자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가치안정형자산법은 보다 온건한 입장을 취하여, 외국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에 엄격한 적격성 심사를 거치도록 요구한다.
이 심사에서는 외국 발행자의 본국에서의 인허가 상태, 준비자산의 적정성 및 구성,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 관련하여 유사한 안전장치의 존재 여부, 그리고 분쟁 해결 절차의 마련 여부 등을 평가한다.
지급혁신법은 가장 관대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건전성 및 운영 요건이 충족될 경우 금융위에 간단히 등록하는 것만으로 해외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어떤 모델이 최종적으로 채택되더라도 현재 한국에서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는 USDT, USDC 등 외국 스테이블코인의 무제한 유통은 종료될 것이다.
발행자의 적격성
또 다른 핵심 쟁점은 발행자의 적격성이다. 지급혁신법은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비금융기관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다른 두 법안 역시 발행 자격을 금융기관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세 법안의 초안에 따르면, 자본 및 지배구조 요건을 충족하는 주식회사라면 누구나 인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새로운 금융 혁신을 도입할 때, 보다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해온 역사가 있다. 예를 들어,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금융기관의 최소 지분 보유를 요구함으로써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산업자본과 관련된 위험을 줄인 바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혼란, 인플레이션 위험, 시뇨리지 등에 대한 우려를 반복적으로 제기해왔다. 한국은행의 시각에서 비금융 대기업이나 기술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일종의 ‘내로우 뱅킹(narrow banking)’을 허용하는 것으로, 한국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할 때, 최종 법안에서는 은행 및 규제받는 금융기관에만 발행을 허용하거나, 비금융기관의 경우 금융기관이 지배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 내에서만 참여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국내 IT 기업과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다가오는 제도 도입에 대비해 은행들과 이러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둘러싼 논쟁은 통화 주권과 금융 안정성 보호, 그리고 기술 혁신과 시장 경쟁력 촉진이라는, 더 넓은 정책적 긴장 관계를 반영한다. 세 가지 입법안은 서로 다른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건전성 중심의 제한을, 가치안정형자산법은 균형 잡힌 개방성을, 그리고 지급혁신법은 혁신 중심의 포용성을 각각 강조한다.
세 법안 모두 아직 입법 초기 단계에 있으며, 통과 시점 또한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의지와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발행사, 유통사, 금융기관 등 시장 참여자들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근본적인 규제 변화에 미리 대비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관한 글로벌 논의에서 핵심적인 관할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금융시장과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활발한 개인 투자자 기반을 갖추고 있어,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은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제도가 시행되면 한국 결제 및 정산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한국이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지역적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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